긍정적으로 흘러가던 북미회담이 전격 취소된 이유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돼 있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백악관 관계자가 북한이 리비아 모델 적용 가능성을 거론한 펜스 부통령을 원색적으로 맹비난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에 대해 '인내의 한계였다'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이것이 결정적인 북미회담 취소 이유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실무접촉을 하기로 돼 있었지만 북측인사가 나타나지 않았고, 이에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북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이 없었고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행사에 전문가들을 초청하지 않은 점도 북미회담 취소의 한 이유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후 이틀에 걸친 회의로 회담 취소를 결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 공개 서한을 보내 북미정상회담 취소 사실을 통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북한의 최근 발언에 나타난 분노와 적대감을 봤을 때, 회담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느꼈다"고 밝힘과 동시에  "북한이 핵 능력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미국의 핵은 매우 막강하기 때문에 절대 사용되지 않길 바란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미국의 안전과 안보를 놓고 절대로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며, 북한을 향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에 대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자신에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3월 9일 정의용 안보실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 제안을 전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수락한 지 76일 만에 북미정상회담은 없던 일이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만큼 북한의 향후 행보에 따라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